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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가사전문변호사의 일기] 그 사람은 기여한 게 없는데요?

2018-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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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K법률사무소=김신혜 변호사] “제가 그 사람에게 왜 이렇게 많이 주어야 하죠? 그 사람은 돈을 번 게 없는데요!”

 

 

이혼 사건을 진행하다 보면, 결국 재산분할을 놓고 치열한 공방이 벌어지곤 한다. 기여도에 따라 헤어지는 배우자에게 얼마를 주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말을 하면, 이렇게 말하는 의뢰인이 참 많다. 너무나 미워서 헤어지는 배우자에게 왜 이렇게 많은 재산을 주어야 하는지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다. 그럴 때마다 결혼 기간, 자녀 양육, 부부의 소득, 재산 형성 과정 등을 따져 보면, 재산의 형성과 유지에 공헌했다고 보아 일정 비율의 기여도가 인정된다고 설명하지만, 의뢰인은 여전히 납득하기 어려운 표정이다.

 

 

가사전문변호사로 일하다 보면, ‘재산분할’이 당사자의 오해가 가장 큰 부분이 아닐까 한다. 특히 기여도에 따라 재산을 나누어 주어야 하는 쪽에서는 ‘결혼한 후에 같이 모은 재산도 없는데, 오히려 있던 재산을 쓰면서 살아서 재산이 줄어들었는데, 내가 결혼 전부터 가지고 있던 재산인데’ 왜 나누어 주어야 하느냐는 아우성이 터져 나오곤 한다. 사건이 끝난 후에 보면 희한하게도, 재산을 나누어 준 쪽에서는 너무 많은 재산을 줬다고 불만이고, 재산을 나누어 받은 쪽에서는 너무 조금 받았다고 불만이다. 어느 쪽도 만족시키기 어려운 것이 재산분할 문제인 것 같다.

 

 

재산분할에 있어서 당사자가 가장 이해하기 어려워하는 점은 ‘결혼 전부터 보유하고 있던 재산도 분할 대상 재산에 포함’된다는 점이다. 우리 법원의 판례는 ‘혼인 전부터 각자 명의로 보유하고 있던 재산이라도 결혼 생활 중 배우자가 그 재산의 유지에 공이 있다’라고 보아, 결혼 전부터 보유하고 있던 재산도 분할 대상 재산에 포함된다고 본다. 쉽게 말해 결혼하고 나면 자신이 보유한 모든 재산이 분할 대상 재산에 포함된다고 보아야 한다. 당사자 입장에서는 다소 불합리해 보이기도 하는데, 부부는 결혼한 후 경제적 공동체를 이뤄 살아왔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한층 이해하기가 쉬울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재산분할의 비율은 무조건 50 대 50이 아니다. 재산분할 비율은 부부 공동 재산의 형성 및 유지에 대한 기여도를 의미하는데, 재산의 형성 과정에 관한 여러 가지 사정을 고려하여 60 대 40이 될 수도, 70 대 30이 될 수도, 85 대 15가 될 수도 있다. 간혹 결혼을 했으면 무조건 50 대 50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는데, 실무에서는 결코 그렇지 않다. 그리고 결혼 기간, 자녀 양육 여부, 상속이나 증여 등 여러 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기 때문에, 반드시 이혼소송을 생각하지 않더라도 전문변호사의 조언을 반드시 들어 보아야 할 부분이다.

 

 

그리고 재산분할의 방법도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피고가 원고에게 1억원을 지급하라’라는 금액 지급 방식이 될 수도 있고, 어떤 부동산의 소유권이전등기를 하라는 방식이 될 수도 있다. 당사자의 합의에 따라서는 공동 명의로 소유 중이던 부동산을 팔아 세금과 중개 수수료 등을 빼고 남은 나머지를 일정한 비율로 나누어 갖는 방식이 될 수도 있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재산분할’이 생계를 함께 하던 부부 공동체의 해체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부분으로 느껴진다. 그리고 재산의 형태나 모습이 다양한 만큼, 변호사의 노력이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부분으로 보이기도 한다.

 

 

이제부터 혼자 살아가야 할 의뢰인이 이혼 전보다 어려워지지 않도록, 오늘도 최선을 다해 기록을 살피겠다는 다짐을 다시 한 번 하게 된다.

 

 

기사링크 : http://www.kns.tv/news/articleView.html?idxno=486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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