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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전문변호사의 시선] 그녀는 정말 추행 당한 것이 맞는가
2018-11-08
[YK법률사무소=이경민 변호사] 성폭법위반죄에서 말하는 공중밀집장소추행이란 지하철, 찜질방 같이 밀집된 장소 내에서 상대방의 의사에 반해 성적수치심을 일으킬만한 추행이 있었던 경우에 처벌하는 경우를 말한다.
수사절차가 개시되는 경우를 보면 두 가지로 나뉘는 경우가 많은데 피해자가 피해를 입고 직접 신고를 하는 경우와 수사기관이 직접 해당 장소에서 잠복하여 지켜보고 있다가 적발하는 경우가 그 것이다.
어찌됐든 두 경우 모두 피해자의 피해진술을 청취하려는 절차를 거치기에 피해자가 직접 경험한 바 진술하는 내용이 중요하다 할 것인데 특히 지하철 내에서 피해를 입었다고 진술하는 경우에는 과연 그 진술에 대해 어느 정도까지 신빙성이 있다고 볼 지가 문제된다 할 것이다.
필자는 과거 지하철 전동차 내에서 추행을 하였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사건을 진행해본 바가 있다. 당시 우리 의뢰인은 계속 일관되게 추행한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는데, 그 때 재판에서 결국 쟁점이 된 부분은 피해자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는지 유무였다.
피해자는 당시 진술하기를 어느 정도 되는 시간 동안 추행이 있었고, 추행의 행위태양은 어떤 것이었으며, 뒤로 돌아 어떤 일이 행해지고 있는지 까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진술했는데, 재판부는 피해자가 피해를 입었을 가능성도 있지만 당시 피고인이 가방을 메고 있는 상태였고, 당시 객관적 상황을 고려하면 피해자의 진술이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 면도 있다고 하며 결국 증거가 불충분 한 경우로 보아 무죄를 선고했다.
이 사건에서 필자가 느낀 것은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유무 판단은 단편적으로 볼 것이 아니라 다각도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었다. 여러 사람이 밀집된 공간이라고 한다면 피고인도 뒤에 사람들로부터 밀려 부딪힐 가능성이 있고, 가방을 멘 경우라고 한다면 가방이 닿는 것을 착각할 가능성도 있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출퇴근 시 다른 날과 다름없이 지하철을 탔을 뿐인데 갑자기 억울한 성범죄자로 몰려 불이익을 받는 일이 없게, 조금은 더 폭 넓은 시선으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유무를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