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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의 법률 ‘톡’] 변론의 방향과 진술의 유불리
2018-11-20
[YK법률사무소=김민수 변호사] 얼굴을 가린 성관계 사진 유포도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카메라등 이용촬영죄의 혐의가 인정된다는 재판의 판결이 선고됐다. 법리적으로만 살펴본다면 아무리 촬영에 동의한 영상이나 사진이라 하더라도 이후 유포에서 재차 동의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이는 당연히 유죄의 선고를 피할 수 없는 일이지만, 문제는 타인이 이 사진속의 피해자가 누구인지 알지 못하는 경우 죄질을 다소 경하게 볼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된 사안이었다.
변호인 측은 타인이 피해자들을 전혀 알 수 없기 때문에 성적 수치심을 느끼는 정도가 다른 영상과 차이가 존재한다고 주장하였던 것으로 보이며 이를 양형의 참작사유로 봐달라는 변호를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해자들은 이미 자신들의 사진이 인터넷에 게시됨으로 인하여 큰 정신적 충격을 받게 된 것이고, 이후 얼굴이 노출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정신적인 피해 유무나 정도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닌바, 이를 양형에 있어서 참작할 사유로 보지는 않는다는 판결을 내렸다.
이 사건을 보는 필자는 변호인 측의 변론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도 않으며, 재판부의 판단이 무조건적으로 옳다는 생각도 하지 않는다. 오히려 변호인이 할 수 있는 모든 변론의 방법을 모두 동원한 것이기에 최선을 다한 변론이 아니었나 조심스럽게 생각한다. 다만, 피해자의 피해감정을 생각함에 있어 단지 자신의 얼굴이 가려졌다는 점이 피해자들에게 정신적 충격을 완화시킬 리 없음에도 이를 변론에 주장하는 것은 다소 아쉬움은 있다.
재판의 과정을 모두 확인한 것은 아니기에 단지 뉴스화 된 내용의 표면만을 보고 이러한 칼럼을 작성하는 것 역시 섣부른 판단이 될 수 있다. 다만, 필자는 간혹 스스로를 변호하기 위해서 행했던 변명들이 오히려 자신에게 독이 되어 돌아오는 경우를 많이 보아왔다. 조금 더 고민하고 피해자의 감정을 생각해본 진술이었다면 결코 자신에게도 불리하지 않았을 텐데 라는 생각을 할 때면 나를 찾아오는 많은 사람들에게도 진술 하나하나에 신중을 기하라고 꼭 조언해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진술의 유불리는 객관적인 제3자만이 이를 제대로 판단해 줄 수 있다. 부디 자신의 판단이 혹은 진술이 조금이라도 걱정이 된다면 진술을 하기 전에 법률전문가의 조력을 받는 것이 필수적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