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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사건변호사가 본 성추행] 미성년자 성추행과 그루밍 성범죄
2018-12-20
최근 인천에 있는 교회 목사가 전도사 시절부터 10년 가량 미성년자(중·고등부와 청년부 신도)를 상대로 성폭력을 비롯한 미성년자 성추행을 저지른 의혹을 받아 화제가 되고 있다. 피해자들은 교회 목사를 아청법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소하였다. 이처럼 단순히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성범죄가 아닌 그루밍 성폭력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그루밍’이라는 단어의 어원을 살펴보면, 과거 마부(groom)가 말을 빗질하고 목욕시켜 말끔하게 꾸민다는 데서 유래한 것으로 원래 동물의 털 손질, 몸단장, 차림새라는 뜻을 가진 단어인데, 최근에는 자신의 외모에 관심이 많아 스스로를 가꾸는 데 투자를 아끼지 않는 남성들을 일컬어 '그루밍족'이라고 부르는 데에서 비롯되었다. 다시 말해, ‘그루밍족’은 남성인데도 치장이나 옷차림에 금전적 투자를 아끼지 않는 사람 또는 그런 무리를 말한다.
위와 같은 ‘그루밍’이라는 단어에 성폭력을 더하여 만들어진 ‘그루밍 성폭력’은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호감을 얻거나 돈독한 관계를 만들어 심리적으로 지배한 뒤 성폭력을 가하는 것을 말한다. 보통 어린이나 청소년 등 미성년자를 정신적으로 길들인 뒤 이뤄지는데, 그루밍 성폭력 피해자들은 피해 당시에는 자신이 성범죄의 대상이라는 것조차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성범죄자가 피해자를 성적으로 학대하고 착취하기 전 피해자의 호감을 얻고 신뢰를 쌓은 뒤 이러한 토대 위에서 자행하는 것이다. 이러한 범죄는 필연적으로 사고력과 판단력이 완전히 형성되지 않은 아동이나 청소년 등 미성년자들을 대상으로 이뤄지게 된다.
실제로 가출한 여성 청소년들에게 먹을 것과 잘 곳을 제공하며 미성년자를 성추행하다가 적발되는 사례는 다수다. 그러나 미성년자성추행에 대한 수사가 시작된 이후에도 어린 피해자들은 자신이 당한 것이 성범죄라는 사실을 알지 깨닫지 못한다.
가해자들은 피해자에게 계획적으로 접근해 공통의 관심사를 나누거나 원하는 것을 들어주면서 신뢰를 쌓은 뒤, 서로 비밀을 만들며 피해자가 자신에게 의존하도록 만든다. 그리고 점차 피해자가 성적 가해 행동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도록 길들이고, 피해자가 이를 벗어나려고 하면 회유하거나 협박하면서 폭로를 막기도 한다.
그루밍 성범죄는 피해자들이 보통 자신이 학대당하는 것을 인식하지 못한다는 점, 표면적으로 피해자가 성관계에 동의한 것처럼 보여 수사나 처벌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그 문제가 심각하다. 다만, 최근에는 성인지적 관점에서 피해자에게 신뢰를 얻고 반항할 수 없는 관계를 만들어 가는 과정 자체를 큰 범위에서의 위계로 보고 위계에 의한 간음으로 의율하려는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어 미성년자성추행 등 관련 성범죄 사건에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그루밍 성범죄는 위계를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한 기준이 매우 모호하며, 아직 선례가 많이 형성된 분야가 아니므로, 미성년자성추행 등 그루밍성범죄에 연루된 사람은 법률 전문가와 보다 전문적이고 심도 깊은 법리 검토와 함께 사건을 대처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