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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 월세 3개월 연체, 계약 종료 전 완납... '계약갱신 요구권' 자동 인정될까

2021-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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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광 앵커= 대법원 주요 판례를 통해 일상에 도움이 되는 법률정보를 알아보는 '강천규 변호사의 잘 사는 법', 오늘(13일)은 상가임대차법과 계약갱신 요구권에 대해 얘기 해보겠습니다. 오늘은 어떤 판결 가져오셨나요.

 

▲강천규 변호사(법무법인 YK)= 우리나라 인구 중 자영업자는 약 700만명으로 추산된다는 조사결과가 있습니다. 참 많은 숫자인데요. 많은 분들이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으로 많이 힘들어 하고 계십니다. 


코로나 상황이 아니더라도 이런 자영업자분들이 장사를 하면서 가장 애로사항으로 느끼는 것이 안정적으로 오랜 기간 한 장소에서 영업을 하는 것입니다. 본인 소유의 건물에서 장사를 하시는 분들은 사실상 거의 없고 대부분 점포를 임대해서 영업을 하시기 때문인데요.


이런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법률이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입니다. 오늘은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그리고 그중에서도 특별히 계약갱신 요구권과 관련해서 최근에 선고된 대법원 판결을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앵커= 구체적으로는 어떤 사안인가요.

 

▲강천규 변호사= 사안을 조금 각색해 보면요. 김모씨는 식당을 운영하기 위해서 이모씨 소유의 건물 1층을 빌리게 됩니다. 계약기간을 2016년 9월 1일부터 2018년 8월 31일까지 임대차기간 2년, 임대차보증금 1억원, 월세 200만원으로 정하여 상가건물 임대차계약을 체결했는데요.


김씨는 의욕적으로 장사를 시작했지만, 중간에 장사가 잘되지 않아 2017년 하반기에 월세 3개월 이상 분인 700만원 정도가 밀리게 됩니다. 이것을 바로 해결을 못하다가 그 다음 해인 2018년 6월경에야 밀린 월세를 해결할 수 있었는데요.


그 후 다음 달인 2018년 7월 초에 장사를 좀 더 할 수 있게 해달라는 계약갱신 요구를 하게 됩니다. 이에 대해 임대인 이씨는 김씨가 2017년 하반기에 월세 3개월 이상 분인 700만원이 밀렸던 점을 거론하며 “임차인의 갱신요구를 거절할 수 있는 권리가 나에게 있다”고 주장하면서 계약 갱신을 거부했고요.


그러나 임차인 김씨는 본인이 계약갱신을 요구하였던 시점에는 월세가 밀려있지 않았기 때문에 내가 계약갱신 요구권을 사용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대법원까지 올라오게 된 사연입니다.


▲앵커= 양측 주장이 팽팽한데 계약갱신 요구권이라는 게 정확히 어떤 건가요.

 

▲강천규 변호사= 초두에 말씀드린 대로 상가건물 임차인의 경우에는 안정적으로 오랜 기간 한 장소에서 장사를 할 수 있는지 여부가 가장 중요한데요. 사안처럼 식당을 하는 경우에 음식 조리를 위해서 많은 시설에 투자해야 하고 또 도구들도 마련해야 하고 손님들이 좋아할만한 인테리어를 하느라고 많은 비용을 투자하게 됩니다.


만일 사안처럼 2년만 장사를 하고 계약연장이 안 되서 다른 상가건물을 또 임차해서 장사를 해야 한다고 하면 이 비용을 다시 투자해야 하는 그런 어려움이 생기는 거죠.


그리고 식당 장사의 경우 단골들이 많아야 장사가 잘되지 않습니까. 그런데 장소를 이전하게 되면 공들여 잡아놓은 손님들을 놓칠 수 있어서 영업상 큰 어려움이 생기게 됩니다.


이러한 상가건물 임차인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0조 제1항에서는 “임대인은 임차인이 임대차기간이 만료되기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 사이에 계약갱신을 요구할 경우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하지 못한다”는 규정을 두었습니다.


즉, 임차인이 좀 더 오랜 기간 상가 점포를 임차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임차인이 계약을 연장해달라는 요구를 할 경우에 임대인이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무조건 받아들이도록 해 놓았는데, 이를 계약갱신 요구권이라고 합니다.


▲앵커= 임차인이 3개월을 연체했다고 하는데, 임대인이 계약갱신을 거부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엔 어떤 게 있나요.

 

강천규 변호사= 임대차 계약이라는 것이 사실상 어떤 계약도 마찬가지지만 특별히 임대차 계약이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의 신뢰관계에 기반한 계약입니다. 따라서 그 신뢰를 배신한 경우에는 갱신 거절이 가능한데요. 구체적으로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0조 단서에 규정된 대표적인 사유들을 살펴보면요.


임차인이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거짓말을 했다거나 아니면 임대인의 동의 없이 자신이 임차한 공간을 제3자에게 다시 임차하게 해주었다거나, 임차한 건물의 전부 또는 일부를 고의 또는 중과실로 파손을 하였거나, 우리 사안처럼 임차인이 3기의 차임액에 해당하는 금액에 이르도록 차임을 연체한 사실이 있는 경우 등에 갱신 거절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앵커= 말씀하신 ‘3기의 차임액 연차’가 합해서 3번 이상 월세가 밀렸다, 뭐 이런 뜻인 건가요.

 

▲강천규 변호사= 네. 우리 사안을 가지고 설명을 해보면 좀 쉬운데요.


이 사건의 김씨는 이씨의 상가건물을 임차하면서 매월 월세를 200만원씩 지급하기로 했는데, 3기의 차임액에 해당하는 금액에 이를 만큼 차임을 연체했다는 것이니까 월세 3번을 납부해야할 금액인 600만원을 연체한 사실이 있다면 계약갱신을 거절할 수 있다는 겁니다.


우리 사안의 경우에는 김씨가 2017년 하반기에 700만원 정도의 월세를 밀렸다고 했으니까 3개월 월세분인 600만원을 넘게 연체를 한 것이니 임대인인 이씨가 일단 갱신거절을 해도 사실 할 말이 없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앵커= 연속해서 꼭 3번 연체를 해야되는 건 아니고 합해서 3번이면 그렇게 계산이 되는 건가요.

 

▲강천규 변호사= 네 그렇습니다. 합쳐서 3기의 분이 채워졌을 경우, 즉 600만원이 채워졌을 경우에 갱신거절을 할 수 있는 겁니다.


▲앵커= 그렇다면 김씨가 순순히 물러났어야 할 것 같은데, 어떻게 이 사건이 대법원까지 올라오게 되었던 건가요.

 

▲강천규 변호사= 김씨가 본인이 계약갱신을 요구했을 때 아마도 이것을 알고 임대인인 이씨가 갱신거절을 못하게 할 생각으로 종료 시점 전에 밀린 월세를 다 해결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자기가 계약갱신을 청구한 시점에서는 밀린 월세가 없었기 때문에 “나도 계약갱신 요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렇게 주장을 했던 것인데요. 


사실은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10조에서도 그 시기에 대해선 정확하게 규정을 안 하고 있어서 그 계약갱신을 요구하는 그 당시에만 밀리지 않았으면 되는 것인지 아니면 기간 동안에 한 번이라도 밀렸다면 안 되는 것인지 이 부분이 재판의 쟁점이 된 것이었습니다.


▲앵커= 대법원은 어떻게 판단을 했나요

 

▲강천규 변호사= 우리 대법원은 임대차 기간 중 어느 때라도 차임이 3기분에 달하도록 연체된 사실이 있다면 그 임차인과의 계약관계 연장을 받아들여야 할 만큼의 신뢰가 깨졌기 때문에 임대인은 계약갱신 요구를 거절할 수 있고, 반드시 임차인이 계약갱신 요구권을 행사할 당시에 3기분에 이르는 차임이 연체되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을 했습니다.


우리 사안의 경우에 김씨가 계약갱신 요구권을 행사할 당시에는 밀린 월세가 없었지만, 그 전에 이미 3개월 이상 분의 월세가 밀려 있어 김씨와 이씨 사이에 신뢰관계가 깨졌기 때문에 임대인인 이씨는 김씨의 계약갱신 청구를 거절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앵커= 잘 사는 법, 계약갱신 요구권에 대해서 정리해주시죠.

 

▲강천규 변호사= 상가건물 임차인의 경우 인테리어비용이나 시설투자비용, 권리금 등 영업을 하기 위해 투자한 막대한 비용들이 있죠. 이것을 회수하고, 단골고객을 지속적으로 유치하는 등 영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오랜 기간 한 자리에서 안정적으로 장사를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에서는 이를 위해 계약갱신 요구권을 최초의 임대차기간을 포함하여 10년의 범위 내에서 인정하고 있습니다. 즉, 임차인은 임대차기간이 만료되기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까지 사이에 임대인에게 계약갱신을 요구할 수 있고요. 임대인은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거절하지 못합니다.


이 때 갱신되는 임대차는 전 임대차와 동일한 조건으로 다시 계약된 것으로 보게 되는데, 다만 차임과 보증금은 증감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임대차계약은 다른 어떤 계약보다도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의 신뢰가 중요하기 때문에 오늘 살펴본 대법원 판례처럼 갱신 요구를 하는 시점 뿐 아니라 임대차 기간 중 어느 때에라도 3기분에 해당하는 차임이 연체가 됐다면 임대인으로서는 계약갱신을 거절할 수 있습니다.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의 분쟁은 끊이질 않고 발생하고 있는데요. 분쟁 해결시 일응의 기준으로 잘 활용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분쟁이 없는 게 제일 좋겠지만 생기면 오늘 말씀하신 것들 잘 명심해서 대응해야할 것 같네요. 오늘 잘 들었습니다.

 

출처 : http://www.ltn.kr/news/articleView.html?idxno=3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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