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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변호사의 일기] 어쩌면 가장 불행한, 단기간 혼인관계 파탄
2018-10-22
[YK법률사무소=장예준 변호사] 흔히 몇 십 년 동안 혼인생활을 유지해온 부부가 이혼소송을 진행할 시에 격렬한 다툼을 벌이고, 서로 매우 큰 상처를 입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소송을 진행하다보면, 당사자들 간 가장 감정이 심히 격해져있어 조정조차 원활하게 진행이 어려운 경우는, 황혼이혼보다도 단기간만에 혼인관계가 파탄되어 소송을 진행하는 사람들이다. 단기간 사실혼 관계만 유지하고 있었거나 혼인신고는 하였으나 부부공동생활이 형성되었다고 보기에 어려운 기간 동안 부부관계를 유지해온 경우 등이 포함된다.
장기간 혼인관계를 유지한 사람들은 서로에 대한 감정은 이미 사그라진 상태로, 소송을 진행함에 있어서도 이성적으로 대응을 하는 경우가 많아, 본인의 필요에 따라 재산분할 또는 친권·양육자 지정에 집중을 한다. 반면, 짧은 혼인생활을 함께한 당사자들이 가장 염두에 두는 것은 위자료이다. 이들은 불과 얼마 전 영원한 사랑을 맹세하였던 상대방이 자신에게 한 폭력적인 언행들을 외우다시피 하며, 상대방으로 인하여 자신의 청춘과 체면이 낱낱이 훼손되었다는 점, 자신의 가족들에게 충격과 피해를 주었다는 점, 젊은 나이에 이혼이라는 낙인이 찍히게 되었고 미래에 다른 사람과 진지한 교제를 하는 것이 어렵게 되었다는 점 등에 대하여 참을 수 없어 한다. 위와 같은 경우, 의뢰인과 상담 또는 면담을 진행할 때에 당사자가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 역시 상대방의 유책사유이다.
그런데 위자료에 대한 이들의 집착을 단순히 어리석은 감정적 대응으로만 치부할 수는 없다. 위 경우 혼인기간이 짧다보니, 자녀가 없는 경우가 많고 부부공동자산이 형성되었다고 보기에도 적절치 않아, 위자료를 제외하면 상대방으로부터 금전적인 보상을 받는 것이 쉽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위자료’라는 말이 그들에게 주는 위안은 생각보다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어떤 의뢰인들은 상대방의 유책사유로 인하여 혼인관계가 파탄 난 것이며, 본인은 상대방으로부터 위자료를 지급받을 정도로 이 사건 피해자에 지나지 않음을 법원으로부터 인정받았다는 것에 대한 만족감과 안도감을 얻기 위하여 소송을 진행하는 것이라 보아도 과언이 아닌 경우도 있고, 사실 이 역시 소송의 목적으로서 충분하다.
사안에 따라, 이혼소송보다 복잡하게 진행되는 것이 사실혼관계부당파기소송이고, 재산분할보다도 어려운 것이 유책배우자 주장이다. 혼인기간이 짧고, 혼인기간 중 증식된 재산이 없고, 자녀가 없다는 사실이 해당 이혼소송 또는 사실혼관계부당파기소송을 결코 간단케 만드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홀로 협의이혼 또는 소송 진행을 하겠다는 당사자의 생각은 오산이며, 크게 일을 그르칠 수 있다. 오히려 부족한 증거와 감정과잉으로 소송 진행이 순탄치 않은 경우가 많으며, 단순히 액수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 유형의 소송이기 때문에, 이러한 사안이야말로 전문가의 조력이 없어서는 안 된다는 조언을 꼭 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