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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전문변호사의 시선] 거짓말탐지기에 대하여
2018-11-01
[YK법률사무소=이경민 변호사] 우리나라 수사기법 중 하나로 과학수사의 일환인 거짓말탐지기라는 것이 있다. 어떤 질문에 관한 답변에 대해 심리생리반응을 검사하는 것인데, 수사기관에서 사실관계의 진위가 애매한 경우에 하나의 참고자료로 쓰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이 거짓말탐지기 검사결과는 증거능력이 있다고 볼 수 있을까. 수사기관은 재판부에 이 검사결과를 증거목록상 첨부하여 제출은 하고 있지만, 법조계에서는 거짓말탐지기 검사결과에 대해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럼 거짓말탐지기 검사결과가 수사와 재판결과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볼 수 있을까. 필자는 조심스럽지만 이 질문에 대해서는 아니다 라고 말 할 수 있을 것 같다. 수사기관에서는 보통 피해자 진술부터 듣고 피의자 신문을 진행하게 되는데, 다른 유력한 증거가 있으면 모르겠지만 특별한 증거가 없는 경우에는 진술의 신빙성만으로 혐의유무를 가리게 된다.
그런데 이 경우 진술을 들었을 때 한 번에 그 신빙성 유무가 판단된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다수 있고, 그러한 경우 수사기관에서는 거짓말탐지기 검사를 꺼내드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리고 거짓말탐지기 검사결과는 물론이고 거기에 응하는지 여부에 따라 어느 정도 심증을 형성하고 처리를 하게 되는 경우도 발생하게 된다.
과연 증거능력도 없는 이 결과나 이에 응하는 태도를 보고 심증을 형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을까. 아무리 기계의 오차 가능성이 낮다 라고 하지만 100%의 신뢰를 주는 것은 결코 아닐 것이다. 검사한 기관 자체에서도 적어도 몇 %의 오차가능성은 존재한다고 하고 있다.
사람의 신체 상태도 그 때 그 때에 따라 달라지는데, 만약 이러한 검사를 받게 되는 경우라고 한다면 진실인 사람도 긴장을 하며 자신이 의도한 것과는 다른 결과를 받게 될 가능성도 결코 배제할 수 없다.
그러므로 거짓말탐지기 결과나 거짓말탐지기에 응하는지 등의 태도를 보고 심증을 형성하기보다는 한 번이라도 더 당사자들을 불러 조사를 해보거나 혹은 대질신문을 하는 쪽으로 초점을 맞춰 수사를 진행해 보는 것은 어떨지 조심스럽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