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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전문변호사의 시선] 성관계 동영상 유출에 대하여
2018-10-31
최근 한 연예인이 전 남자친구와 폭행사건으로 인해 조사를 받는 일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합의 하에 촬영한 성관계 동영상이 존재한다는 것으로 또 한 번 논란이 된 일이 있었다.
특히 문제가 된 것은 해당 성관계 동영상 유포에 대한 진의 존재 여부였는데, 과연 피의자의 유포 의사가 인정될 만한 행동을 취했는지 여부는 추후 수사 내지 재판 진행상황을 일단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한편, 필자도 최근 들어 연인 간의 성관계 동영상을 유포 협박 혐의로 사건 진행을 의뢰해 온 분들을 자주 접하곤 한다. 그 중 한 사건을 일례로 들어보면, 의뢰인 남성이 전 여친과 헤어진 후 관계 회복을 위해 성관계 동영상을 유포하겠다며 협박을 했던 사건이 있었다. 1심에서 의뢰인은 유포 의도가 전혀 없었고 실제로 유포한 적도 없었음을 들어 무죄를 다퉜으나 결국 징역 10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게 되었고, 항소심에 이르러 필자를 찾아온 사건이었다.
성관계 동영상은 비록 합의 하에 촬영된 것이었다 할지라도 그것이 유포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동영상 유포로 인해 자신의 초상권은 물론, 명예와 인격까지 훼손될 수 있는 일로 큰 두려움의 대상이 되는 행동이 아니라 할 수 없다.
필자는 극단적인 방법을 제시해서라도 어떻게든 상황을 타개하려 했던 의뢰인의 절박함이 느껴졌고 서로 안 좋은 감정을 넘어서 원피고의 법적인 분쟁으로까지 이어진 데 대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었다. 너무나 사랑했고 간절했지만, 이미 상대방의 마음은 굳게 닫힌 지 오래였고, 이를 열기 위한 방식은 폭력적이었다.
의뢰인은 억울했고 상대방과 다시금 만남을 원했던 바, 필자는 그러기 위해서라도 먼저 반성하고 상대 여성이 느꼈을 공포심을 달래주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을 끈질기게 설득했다. 법률 분쟁의 대다수가 감정의 격화와 오해에서 시작된다는 것. 이것이 사건 해결의 시작점이자 마지막 단추가 될 수 있다는 점은 형사전문변호사로서 다수의 사건을 진행하며 여실히 깨닫고 느꼈다.
해당 사건은 상대 여성에게 당시 의뢰인의 절박했던 상황과 감정을 이해시키고 해명함과 동시에 조심스레 합의를 시도하여 결국, 항소심에서는 집행유예 판결을 받고 의뢰인은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성관계 동영상은 둘 사이가 원만한 상황이라고 한다면 크게 문제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만약 조금이라도 관계가 틀어지게 된다면 이는 부메랑이 되어 당사자의 목을 조르는 결과가 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애초에 이러한 문제에 연루되는 일이 없도록 신중해야 하겠지만, 동영상을 무기 삼아 하는 행동 역시 현명하지 못한 처신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