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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변호사의 시선] 조사 직전 마주하는 변호사의 첫 임무
2018-11-05
[YK법률사무소=김민수 변호사]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와서 받았는데, 수사기관이라며 조사를 받으러 몇월 몇일 몇시까지 출석하라는 연락을 받았다면 그 기분은 어떨까? 대부분의 사건을 선임하기 위해 상담을 하는 시점은 이처럼 갑작스럽게 수사기관에 전화를 받은 직후가 가장 많은 것 같다. 물론, 가끔 조사를 한 차례 받고 와서 수사기관이 자신을 강하게 의심하는 것 같다며 억울함을 토로하는 경우도 있으나 대부분 전화를 받은 직후에 당황하면서 찾아오곤 한다.
내가 맡았던 기존의 사건 역시 같았다. 의뢰인은 사건이 발생한 이후 고소장이 접수된 소식을 들었고 이후 급하게 변호사를 찾아왔다. 사건 당일의 이야기를 들으며 남자의 진심과 진실을 알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은 중요하지만 그 자체를 100%의 사실로 믿을 수는 없다. 형사를 전담하는 변호사 또는 형사사건변호사의 경우 특히나 이런 경험이 많을 것이다. 의뢰인들은 찾아와서 담백하게 객관적 사실만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날 있었던 자기 생각과 감정을 고스란히 담아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자신의 생각인지 구분이 되지 않게 말하곤 한다. 특히, 성매매, 강간, 강제추행, 몰카 등의 소위 파렴치범으로 몰렸을 때 그 경계선은 더욱 불분명해진다. 그래서 이러한 이야기에 감정을 쳐내는 일이 형사사건변호사의 가장 첫 임무일 수 있다.
사람은 너무도 간사하다. 하나의 사실관계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은 최대한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 이게 무슨 악의가 있는 것이 아니라 단지 사람의 본성이 그렇기 때문일 것이고, 자신에게 있어서 방어기제가 작동해서일 가능성도 있다. 다만, 이러한 감정과 사실관계의 혼선은 결국 현 상황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없게 만들어 본인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일단 수사기관은 경찰 조사 이후 검찰 조사가 이뤄진다. 특히 부인 사건은 조사할 내용도 많고 정밀하게 분석할 내용도 많아 더욱 그렇다. 긴 시간이 흐르면서 사실관계는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 어떤 것이 진실인지 혼란스러워 진다. 해당 사건의 정확한 해결방안을 제시하기 위해 사실관계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 그런 변호사를 만나기는 쉽지 않기에 의뢰인들은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부디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은 혹시라도 모를 고통을 받지 않기를 간절히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