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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의 법률‘톡’] 여자화장실에 들어간 남성, 어떻게 처벌되는가?
2018-11-26
[YK법률사무소=이윤형 변호사] 여성의 모습을 훔쳐보려는 등 성적 목적을 가지고 여자화장실에 침입한 남성에게는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성적목적다중이용장소침입)죄가 성립한다. 본죄는 자기의 성적 욕망을 만족시킬 목적으로 화장실, 목욕장ㆍ목욕실 또는 발한실(發汗室), 모유수유시설, 탈의실 등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다중이용장소에 침입하거나 같은 장소에서 퇴거의 요구를 받고 응하지 아니하는 경우에 성립하는 것이고, 이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된다(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2조).
위 규정은 2012. 12. 18. 신설되었다가 2017. 12. 12. 개정된 것인데, 개정 이전의 침입대상은“「공중화장실 등에 관한 법률」 제2조제1호부터 제5호까지에 따른 공중화장실 등 및 「공중위생관리법」 제2조제1항제3호에 따른 목욕장업의 목욕장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공공장소”였다. 이에 대법원은 주점 화장실에 침입해 피해자가 용변을 보는 모습을 엿보았다고 하더라도, 그 화장실이 침입대상으로 규정된 「공중화장실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공중화장실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여 논란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2018. 5. 1.부터 개정 시행된 위 규정은 성적 목적을 위한 침입금지 대상 공공장소의 개념을 “화장실, 목욕탕·목욕실 또는 발한실, 모유수유시설, 탈의실 등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다중이용장소”로 개정함으로써 장소의 범위를 확대 설정해 입법적 공백을 방지했다.
다만, 남성이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여자화장실에 들어갔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위 죄가 성립되는 것은 아니고, ‘성적 목적’을 가지고 여자화장실에 침입하는 행위가 있어야만 한다. 이에 남성이 여자화장실을 남자화장실로 착각해 실수로 들어간 경우, 단순히 여자화장실에 휴지를 가지러 들어간 경우 등에 대해서는 성적 목적이 인정되지 않아 본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그러나 여자화장실 침입이 발각된 자들은 통상 위와 같은 주장을 하는 경우가 다수이므로, 법원은 구체적인 행동내용과 경위 등에 비추어 해당 피고인에 대한 성적 목적의 존부를 판단하고 있다.
한편, 성적 목적이 인정되더라도 침입의 정도가 경미하다면 어떠할까? 하급심 법원은 성적 목적이 있다고 인정된다면 신체 일부라도 침입하는 이상 본죄가 성립한다는 입장이다(울산지방법원 2014. 1. 23 선고 2013고단3548 판결). 이 판결의 사례에서 피고인의 신체 가운데 실제 여자화장실 경계를 넘어선 것은 한쪽 발뿐이었지만, 법원은 신체 일부의 침입행위라 하더라도 여성용 공중화장실의 평온을 깨뜨리고 불안감을 조성할 수 있다고 보아 본죄의 성립을 인정했다.
결국 침입대상의 확대 개정 및 엄격한 법원의 해석으로 인하여 현행 성적목적다중이용장소침입죄 규정을 통한 성범죄 예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실수로 여자화장실에 들어가 적발이나 신고를 당한 경우에는 자신의 진정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실수나 착각을 유발할만한 정황이 있었는지, 여자화장실에 들어가고 나온 전후의 상황 등을 종합해, 성적 목적이 없다는 사실에 대한 구체적 입증을 통해 혐의사실을 부인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