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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지난 사기사건, 처벌가능 할까… 중요한 건 ‘시간’ 아닌 ‘기망’
2018-11-29
최근 연예계가 들썩이고 있다. 굵직한 사기 사건들이 연이어 발생하면서부터다. 이에 대중들은 자연스레 사기죄처벌과 그 공소시효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사건 발생으로부터 오랜 시간이 경과한 경우에도 사기죄처벌을 내리거나, 재산상의 피해를 구제 받을 수 있는지가 주된 논점이다.
■ 20년 전 ‘한밤의 도주’… 묻힐 뻔했던 거액 사기사건 수면 위로
사기사건의 시작은 래퍼 마이크로닷의 부모에게 제기된 ‘야반도주설’ 때문이었다.
이들은 20년 전인 1998년, 충북 제천의 한 농가에서 인근 주민들과 친지로부터 수억원에 이르는 금전을 갈취해 해외로 도주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축산 농장을 운영하던 피의자들은 가족과 친구, 이웃 등을 보증인으로 내세워 금융권으로부터 수억 원을 대출 받고, 지인에게 지불해야 할 거액의 사료대금을 내지 않은 채 야반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기 사건으로 인해 피해자들이 입은 금전적 피해의 규모는 많게는 수십억원이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 “다시 시작된 수사”… ‘공소시효’에서 ‘기망행위’ 성립까지 꼼꼼히 살펴야
이번 사건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관심이 집중된 부분은 발생한지 오랜 기간이 지난 사기죄에 대해서도 처벌이 내려질 수 있는지다. 당시 피해자들은 이들을 사기 혐의로 경찰에 신고 했으나 경찰은 해외로 도주한 피의자들의 소재를 파악하기가 어렵다는 이유로 사건을 ‘기소중지’로 마무리했다.
형법상 사기죄의 공소시효는 7년. 만일 해당 기간이 경과한 경우에는 사기죄에 대한 형사처벌이 불가능한 것일까.
사기 사건을 다수 진행해온 강경훈 형사전문변호사는 “사기죄의 공소시효는 7년이지만 이번 사건처럼 피의자가 해외로 도주를 한 경우에는 해외 체류기간은 공소시효에서 배제한다”고 설명했다. 사기 범행 후 해외로 도피했다면 사건이 발생한지 수십 년이 지났다고 해도 공소시효가 남아있다고 볼 여지가 있다는 이야기다.
다만 공소시효가 남았다고 하더라도 이들의 사기죄가 성립할 수 있을지는 의문으로 남는다. 사기죄 구성요건인 기망의도에 대한 입증 때문이다. 강 변호사는 “사기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사람을 기망해 재물의 교부 혹은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는 구성요건이 충족돼야 한다”며 “이 중 재산상의 이득은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사항이지만 기망행위 부분은 정확한 물증을 확보하기가 어려운 데다 둘 사이의 인과관계에 대해서도 첨예한 법적 다툼이 발생하기 쉽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사기 혐의를 받은 사건에서 기망 의도가 인정되지 않아 무죄가 선고된 사례는 다양하다. 지난해 미술작품 대작 논란에 휩싸였던 모 방송인에 대해 항소심 재판부는 “작품 창작 과정에서 보조자를 활용하는 방식이 미술계에 존재하고 널리 알려진 사실인 이상, 이를 고지하지 않은 것은 구매자를 기망한 행위라고 볼 수 없다”며 사기 혐의에 대해 1심의 집행유예 판결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사기죄가 성립하는지 혐의에 관한 판단을 내릴 때 그 구성요건이나 구체적인 정황에 대한 판단이 우선되어야 하는 만큼 법률적인 시각에서의 접근이 중요하다는 강 변호사는 “해당 부분에 대한 판단이 어렵다면 사기 사건을 다수 진행해본 형사전문변호사와 그 성립여부나 정황에 대해 면밀한 논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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