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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전문변호사의 포커스] 내 여자친구에게 남편이 생겼어요
2019-01-16
[YK법률사무소=조인선 변호사] GOD가 신곡을 발표했다. 그 중 “그 남자를 떠나”라는 곡이 음원차트의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해당 신곡의 가사와 같은 상황은 아니지만 손해배상청구소송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된다. 이하는 가공의 사실관계임을 밝혀둔다.
A는 대학 연합동아리에서 만나 오랫동안 연인관계로 지낸 여자친구 B가 있었다. A가 군대를 다녀온 사이 B는 먼저 취업을 했는데 같은 회사에 다니고 있었던 사장 아들이 적극적인 구애를 해서 A가 제대를 할 무렵 갑자기 A에게 청첩장을 내밀었다. 부대에 있는 A가 충격을 받을까봐 먼저 알리지는 못했지만 B는 사장 아들과 결혼식을 올린다고 했다.
사장이 신혼집도 마련해주었는데 그 과정에서 사장님이 결혼식을 하기도 전에 혼인신고부터 하라고 이야기해서 혼인신고도 했다고 했다. B는 예정된 날짜에 결혼식을 올렸고 신혼여행을 다녀왔다.
그런데 몇 달 후 B가 A에게 오늘 저녁에 만나자고 연락이 왔다. A는 유부녀가 된 B랑 단 둘이 만나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생각을 1초 정도 했지만, B의 연락이 한편으로는 반갑기도 하고, B가 연락을 한 이유가 궁금하기도 해서 B가 정한 추억의 장소로 나갔다. 둘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는데 B가 결혼생활의 어려움, 부자인 시댁에서 집까지 사주더니 며느리에게 기대하는 것이 너무 커서 살기 힘들다는 이야기를 이어갔다. 남편도 부자집에서 걱정 없이 자라서 그런지 B에게 험한 말도 하고 술을 마시고 오는 날이 많았다고 했다.
A는 B가 안타깝고 그렇게 나쁜 대우를 참으면서 살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으며, B가 남편과 시댁에서 그런 대우를 받으며 사느니 나에게 돌아오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함께 술잔을 주고받으며 대화를 이어갔으며 어느덧 자정을 넘겨 두 사람 모두 만취해서 모텔에 가게 되었으며 자다가 다음날 새벽이 돼서야 깬 B는 이른 새벽에 집에 귀가했다. 그런데 이 상황을 B의 남편이 알게 돼 결국 A는 B의 남편으로부터 손해배상청구 소장을 받게 됐다.
상황이 이와 같다면 법원은 어떤 판결을 선고할까?
A는 B와 연인관계를 유지했던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B가 혼인을 하여 배우자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B가 배우자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두 사람만의 약속을 잡고 깊은 밤까지 술을 마셨으며 모텔에 가서 같이 잠을 잔 것이다.
우리 법원은「제3자도 타인의 부부공동생활에 개입해 부부공동생활의 파탄을 초래하는 등 혼인의 본질에 해당하는 부부공동생활을 방해해서는 아니 된다. 제3자가 부부의 일방과 부정행위를 함으로써 혼인의 본질에 해당하는 부부공동생활을 침해하거나 유지를 방해하고 그에 대한 배우자로서의 권리를 침해해 배우자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하는 행위는 원칙적으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대법원 2014. 11. 20. 선고 2011므2997 판결)」고 판시하고 있다.
즉, 내가 먼저 만났고 내가 먼저 연인관계였고, 어찌 보면 내가 군대에 간 사이 B의 남편이 A와 B사이의 연인관계를 깨트린 것이지만, A와 B는 혼인제도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었고, B와 현재의 남편은 그 혼인관계에 약간의 문제는 있을지언정 아직까지 그 혼인이 파탄에 이르러 서로 이혼의 의사가 합치된 사정 등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A는 혼인제도가 보호하는 보호법익을 깨어지게 한 것이 된다.
손해배상청구소송 누가 먼저 만났는가의 문제가 아니다. 누가 혼인제도로 인한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는가의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해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