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이경민 변호사]최근에는 하룻밤 사이에도 몇 번씩 자극적인 사건이 포털사이트의 메인에 언급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강력 사건, 성범죄 사건은 물론이고 정치적인 사건들까지. 이러한 사건들을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접하게 되면 그 실시간 반응들을 댓글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데, 어김없이 적어도 한 명 이상은 ‘저런 사람을 변호하는 사람도 있다니’ 라는 댓글을 남기곤 한다.
필자도 위와 같은 사건을 맡게 되는 변호사로서 이러한 여론의 반응이 달갑지만은 않다. 그 힘든 대학과정을 거쳐 겨우겨우 사법시험을 합격하여 연수원 수료 후 변호사로서의 일을 시작하였는데, 이러한 나의 고생을 보상받기는커녕 내가 평생 숙원으로 삼고 살아온 직업에 대해 싸늘한 반응들을 마주하게 되다니. 어떤 때는 내가 정말 바른 길로 가고 있는 것이 맞는지에 대해 약간의 회의감마저 들기도 한다.
하지만 성직자가 그렇듯이 변호사도 직업적 양심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피의자 및 피고인들은 절박한 심정으로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해 법률적 조력을 받기 위해 변호사를 선임하게 되고, 변호사는 이러한 의뢰인을 위해 최대한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한다. 물론, 의뢰인과 마주하여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도의적으로 과연 이러한 사람을 변호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가 라는 의문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 있어서만큼은 이러한 의문을 배제한 채 의뢰인의 이익을 위해서만 일 처리를 하게 되는 것이다.
너도 나도 비난할 수 있는 사건이고 섣불리 변호를 한다는 것이 내키지 않는 사건일 수도 있겠지만, 그 사건을 의뢰인을 위해 변호하기로 하였다면 적어도 그 순간부터는 내 의뢰인을 믿고 내 의뢰인의 최대한의 이익을 위해 싸우는 것이 진정한 변호사의 직업적 양심일 것이다.
특히나 최근 정치적으로 이슈화 된 사건들이 많이 있었고, 이들을 변호하는 변호사들 또한 집중 포화를 맞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는데, 그럼에도 굴하지 않고 자신이 맡은 의뢰인의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며 다시 한 번 변호사의 직업적 양심이 어떠한 의미를 가지는지 되새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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