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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의 법률‘톡’] 나도 모르는 사이에 성범죄가 되었다 :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에 대하여
2018-09-06
< YK법률사무소 김민수 변호사>
헌법재판소는 2016. 6. 25.경 성인이 미성년자를 연기한 음란물을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로 처벌할 수 있는가에 대한 물음에 일단 ‘그렇다’는 합헌 판단을 내렸다. 이와 같은 판결은 우리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과연 성인이 교복을 입었다고 하여 이를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로 봐야하는 것인지에 대한 찬반의견이 갈렸기 때문이다. 결국 동 조항은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하게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이나 표현물에 대해서만 처벌하는 것으로 규정이 구체화 되었다.
이 논란이 될 때면 언제나 언급되는 영화가 있다. 이제는 시간이 조금 흘렀으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번쯤 영화 은교에 관련된 사건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도깨비’라는 드라마를 통해 대중에게 더욱 더 가까이 다가온 김고은이라는 배우가 주연으로 나왔던 이 영화는 당시 김고은씨가 교복을 입고 다니는 학생으로 분하여 상대 남자배우와 성관계를 하는 장면이 있었기에 큰 논란이 되었다. 특히 위 헌법재판소 판결과 맞물려 이 영화는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다. 그러나 논란은 여성가족부가 이 영화의 경우 음란물이 아닌 19세 이상이 관람하는 “영화”이기에 법적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입장을 표명함으로써 일단락이 되었다.
관련 조항을 살펴보면, 일단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음란물의 경우 제작자 및 배포자 그리고 심지어 단순 소지자까지도 처벌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생각보다 많은 대상자가 이 법으로 처벌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는 것이다. 물론, 뭐 야동(야한 동영상의 줄임말)을 전혀 다운받아보지 않는 사람들이라면 이 법에 대한 처벌을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쉽게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간단하지 않다. 먼저 최근 많은 인터넷 이용자들이 토렌트를 사용하고 있으며, 그 파일을 전부 다운받기 전에는 자신이 어떠한 동영상을 받았는지 확인할 수 없다. 따라서 전혀 야동과 관련이 없는 동영상을 다운 받으려 했으나, 나중에 보니 아동청소년이용 음란물인 경우가 왕왕 발생한다. 여기서 더 큰 문제는 토렌트라는 프로그램의 특징이다. 토렌트는 다운로드 받는 중간은 물론 다운로드가 완료된 이후에는 자신이 모르는 사이에 자동으로 타인에게 배포가 된다.
그렇다면 의도치 않게 아동청소년을 받은 것은 물론, 배포까지 하게 되어 순식간에 7년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위기에 빠지고 만다. 필자는 종종 이와 같은 이유로 변호사를 선임하러 온 의뢰인들을 만나며 이게 생각보다 무고한 피해자를 양산하기도 하는 구나라는 생각을 한다. 운이 좋게 아동청소년이용 음란물이라는 사실을 알고 놀라서 바로 삭제한 사람의 경우 고의를 부정함에 따라 무혐의나 무죄가 나오기도 하지만, 이 역시 험난하고 힘든 시간을 보내야 하기에 이런 사건의 의뢰인을 보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이 사건 법조항의 합헌성 그리고 아동과 청소년을 보호하려는 입법취지는 필자 역시 동의하며 적극적으로 지지한다. 당연히 아동 청소년을 이용한 음란물을 고의로 다운받고 배포하였다면 합당한 벌을 받아야 한다. 다만, 무고한 사람이 이와 같은 상황에 처하는 일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면 이 법을 적용함에 있어 더 고심하고 고민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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